
1. 한국어 문법의 시작은 조사(助詞)에서 — ‘이/가, 은/는, 을/를’의 세계로 들어가기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어려워하는 부분은 조사(particle)입니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처럼 문장 구조가 ‘주어 + 동사 + 목적어’로 고정된 언어와 달리,
한국어는 조사라는 문법 요소가 단어 뒤에 붙어 문장에서의 역할을 결정짓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밥을 먹는다”라는 문장은 영어로는 “I eat rice”이지만,
한국어에서는 ‘나’ 뒤에 ‘는’이 붙어 주제를, ‘밥’ 뒤에 ‘을’이 붙어 목적어를 나타냅니다.
이처럼 이/가, 은/는, 을/를은 각각의 단어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는
‘문장의 표지판’ 같은 존재입니다.
외국인 학습자들은 자주 이렇게 묻습니다.
“왜 어떤 때는 ‘이’를 쓰고, 또 어떤 때는 ‘가’를 쓰나요?”
“은과 는은 무슨 차이인가요?”
“을과 를은 언제 바뀌나요?”
이 질문들은 한국어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어는 단순히 단어를 나열하는 언어가 아니라, 관계와 흐름을 표현하는 언어입니다.
조사는 그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이며, 문장의 ‘감정선’을 만들어 줍니다.
이 글에서는 그 다리의 구조를 하나하나 짚어보며
한국어의 자연스러운 문법 감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2. ‘이/가’ — 문장의 주인공을 밝히는 주격 조사
‘이’와 ‘가’는 주격 조사(subject marker)입니다.
즉, 문장에서 누가 행동을 하는지, 누가 존재하는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 두 문장을 비교해보세요.
- 고양이가 밥을 먹어요.
- 강아지가 뛰어요.
영어로는 “The cat eats food.”, “The dog runs.”라고 번역되지만,
한국어에서는 ‘이/가’가 ‘주어’를 확실히 표시하기 때문에
단어 순서를 바꿔도 의미가 유지됩니다.
예를 들어 “밥을 고양이가 먹어요.”라고 해도 뜻이 변하지 않죠.
‘이’와 ‘가’의 차이는 받침 유무입니다.
- 받침이 있는 명사 뒤에는 ‘이’ → 책이, 사람이, 공이
- 받침이 없는 명사 뒤에는 ‘가’ → 바다가, 나무가, 아이가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가’가 문장에서 새 정보를 강조할 때 쓰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누가 왔어요?” → “민수가 왔어요.”
여기서 ‘민수’는 새롭게 등장한 정보, 즉 화자의 대화 초점(focus)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가’는 단순히 문법적인 표시가 아니라,
대화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를 결정하는 장치입니다.
영어의 “It is ~ that ~” 구문처럼, 강조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이해하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3. ‘은/는’ — 대조와 주제를 표현하는 주제 조사
‘은’과 ‘는’은 주제(topic marker)로 불립니다.
이는 문장에서 이야기의 중심, 혹은 대조되는 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 나는 학생이에요.
- 나는 한국 사람이에요.
여기서 ‘나는’은 단순히 ‘I’가 아니라,
이야기의 주제를 제시하는 말입니다.
즉, “나에 대해서 말하자면…”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조사는 대조나 비교의 의미를 내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는 좋아하지만, 차는 싫어요.”
이 문장에서 ‘커피는’과 ‘차는’은 서로 대조되는 두 주제입니다.
또한 ‘은/는’은 받침이 있을 때는 ‘은’,
받침이 없을 때는 ‘는’을 사용합니다.
- 사람은, 책은, 나무는, 아이는
영어로 번역하면 주로 “as for”, “regarding”, “on the other hand”의 느낌이 가깝습니다.
즉, 단순히 주어를 표시하는 ‘이/가’와 달리,
‘은/는’은 화제가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의 방향’입니다.
4. ‘을/를’ — 동작의 대상을 표시하는 목적격 조사
‘을’과 ‘를’은 목적격 조사(object marker)로,
행동이나 동작이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지를 표시합니다.
예를 들어,
- 밥을 먹어요.
- 책을 읽어요.
- 음악을 들어요.
영어로는 “I eat rice.”, “I read a book.”처럼
동사의 목적어를 나타내죠.
‘을’은 받침이 있는 명사 뒤, ‘를’은 받침이 없는 명사 뒤에 붙습니다.
- 책을, 사람을, 공을, 아이를, 나무를
이 조사는 동사의 의미를 완성시킵니다.
‘먹다’, ‘읽다’, ‘보다’, ‘듣다’처럼 대상을 필요로 하는 타동사는
항상 ‘을/를’을 동반합니다.
외국인 학습자들이 자주 혼동하는 이유는,
영어에서는 전치사나 어순으로 관계를 표현하지만
한국어는 조사 하나로 그 관계를 완전히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밥을 먹고, 동생은 물을 마신다.”
이 문장에서 두 개의 ‘을’이 각각 동작의 대상을 명확히 구분시킵니다.
‘밥’과 ‘물’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어를 통해
문장의 논리적 흐름이 한눈에 보이죠.
5. ‘이/가’ vs ‘은/는’ — 뉘앙스의 차이를 이해하면 문장이 살아난다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말하기 위해서는
‘이/가’와 ‘은/는’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 문장을 비교해봅시다.
- 고양이가 귀엽다.
- 고양이는 귀엽다.
1번 문장은 새로운 정보의 제시,
즉 “그 고양이가 귀엽다는 사실을 처음 알릴 때” 쓰입니다.
2번 문장은 일반적 사실의 설명,
즉 “고양이는 원래 귀여운 동물이지”라는 맥락을 전달합니다.
또 다른 예시:
- “민수가 학교에 갔어요.” → 누가 갔는지에 초점.
- “민수는 학교에 갔어요.” → 민수에 대한 이야기의 시작.
즉, ‘이/가’는 정보의 초점,
‘은/는’은 이야기의 주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한국어 문장의 뉘앙스를 훨씬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감정 표현이나 서술문에서 이 미묘한 차이가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인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날씨가 좋아요.”
이 문장은 ‘오늘은’이라는 한정된 주제 안에서 ‘날씨가 좋다’는 새로운 정보를 전합니다.
즉, ‘오늘’이라는 시간적 한정 + ‘날씨’라는 정보 강조가 함께 들어 있는 구조입니다.
6. 한국어의 조사는 ‘문법’이 아니라 ‘문화’다 — 언어 속의 관계의 미학
한국어의 조사들은 단순한 문법 규칙을 넘어
문화적 사고방식과 관계 중심 언어의 특성을 담고 있습니다.
서양 언어가 ‘주체 중심’이라면,
한국어는 관계 중심적 언어입니다.
즉, “나와 너”, “상황과 맥락”, “주제와 대상”의 관계 속에서 의미가 살아납니다.
조사는 이 관계의 섬세한 변화를 반영합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조사가 바뀌면 감정의 온도가 달라지죠.
예를 들어,
“나는 괜찮아.” — 담담한 표현.
“내가 괜찮아.” — 상대의 걱정을 누그러뜨리는 강조.
이처럼 한국어는 문법이 곧 감정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울 때,
조사를 외워서 쓰기보다는 상황의 맥락 속에서 느끼며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가’, ‘은/는’, ‘을/를’은
한국인의 사고방식, 말의 리듬, 감정의 방향을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문법 체계입니다.
‘조사’는 한국어의 리듬이다
한국어의 문법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문법책보다 리듬과 감정의 흐름을 느끼는 데 있습니다.
‘이/가’, ‘은/는’, ‘을/를’은 단순한 기능어가 아니라,
한국어가 가진 조화와 여백의 미학을 보여주는 언어적 장치입니다.
한국어를 배울 때는,
문법 규칙을 외우기보다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리듬을 익혀보세요.
그 속에 한국인의 사고방식, 정서, 그리고 언어의 깊이가 녹아 있습니다.



1. The Foundation of Korean Grammar — Entering the World of Particles
For many foreigners learning Korean, particles (조사) are often the first big challenge.
Unlike English, French, or Spanish, where meaning depends mainly on word order like subject + verb + object,
Korean uses particles attached to nouns to indicate each word’s role in the sentence.
For example, the sentence “나는 밥을 먹는다 (I eat rice)” uses “는” to mark the topic “I,”
and “을” to mark the object “rice.” These particles — 이/가, 은/는, 을/를 — function as
signposts that guide readers through the logic of the sentence.
Foreign learners often ask:
“Why do we say ‘이’ sometimes and ‘가’ other times?”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은’ and ‘는’?”
“When do I use ‘을’ or ‘를’?”
These questions touch the very essence of the Korean language —
Korean isn’t simply about listing words; it’s about expressing relationships and flow.
Particles build those connections, giving Korean sentences both rhythm and emotional depth.
In this post, we’ll explore these six key particles to understand how they shape meaning and feeling.
2. 이/가 (Subject Markers) — Highlighting the Sentence’s Main Actor
‘이’ and ‘가’ are subject markers, indicating who or what performs the action.
Compare the following:
- 고양이가 밥을 먹어요. (The cat eats food.)
- 강아지가 뛰어요. (The dog runs.)
Because of the subject particle, Korean word order is flexible:
“밥을 고양이가 먹어요” still means “The cat eats food.”
The choice between ‘이’ and ‘가’ depends on the final sound of the noun:
- With a final consonant: 이 → 책이, 사람이
- Without a final consonant: 가 → 바다가, 나무가
But grammar alone isn’t the whole story.
‘이/가’ emphasizes new information or focus.
For instance:
“누가 왔어요?” → “민수가 왔어요.”
Here, Minsu is newly introduced — the focus of the sentence.
Thus, ‘이/가’ marks the grammatical subject and also emphasizes what’s new or important —
similar to the English “It is Minsu who came.”
3. 은/는 (Topic Markers) — Setting the Theme and Contrast
‘은’ and ‘는’ are called topic markers,
used to indicate the main topic or contrast of a sentence.
Examples:
- 나는 학생이에요. (As for me, I’m a student.)
- 커피는 좋아하지만, 차는 싫어요. (I like coffee, but I don’t like tea.)
They show what the sentence is about — the starting point of discussion.
They also create contrast between subjects, just like “as for” or “on the other hand” in English.
Spelling rules are simple:
- With a final consonant → 은 (사람은)
- Without → 는 (아이는)
While ‘이/가’ focuses on new information,
‘은/는’ presents general or known topics.
It tells listeners, “Let’s talk about this now.”
4. 을/를 (Object Markers) — Showing the Target of an Action
‘을’ and ‘를’ are object markers,
showing what the action is directed toward.
Examples:
- 밥을 먹어요. (Eat rice.)
- 책을 읽어요. (Read a book.)
- 음악을 들어요. (Listen to music.)
Spelling rule:
- Final consonant → 을 (책을, 사람을)
- No final consonant → 를 (아이를, 나무를)
In English, word order determines who does what.
In Korean, particles do that job — even if word order changes, meaning stays clear.
“나는 밥을 먹고, 동생은 물을 마신다.”
(I eat rice, and my brother drinks water.)
Here, ‘을’ clearly separates the two objects (rice and water),
making the relationship between action and object unmistakable.
5. 이/가 vs 은/는 — Subtle Nuances that Bring Sentences to Life
Understanding the nuance between 이/가 and 은/는 is key to sounding natural.
Compare:
- 고양이가 귀엽다. → “The cat is cute.” (new information, specific focus)
- 고양이는 귀엽다. → “Cats are cute.” (general statement, topic-based)
Similarly:
- 민수가 학교에 갔어요. → Focus on who went (Minsu).
- 민수는 학교에 갔어요. → Topic is Minsu; maybe you’ll say more about him next.
So:
- 이/가 = focus on information (who/what)
- 은/는 = focus on topic (as for...)
Even emotional tone changes with particle choice.
For instance:
오늘은 날씨가 좋아요.
(As for today, the weather is nice.)
Here, the combination expresses contrast (“today, unlike other days”) and introduces new information (“the weather is good”).
This kind of layered meaning makes Korean sentences rich and rhythmic.
6. Grammar as Culture — The Beauty of Relationships in Korean Language
Korean grammar isn’t just a set of rules;
it reflects the cultural way of thinking — relational, emotional, and contextual.
Western languages are subject-centered,
while Korean is relationship-centered.
Meaning emerges from how subjects, topics, and emotions connect.
Changing a particle can change the entire emotional tone:
나는 괜찮아. → Calm, neutral.
나가 괜찮아. → Emphatic, comforting (“I’m okay, really.”)
Thus, particles aren’t just grammar markers —
they express empathy, nuance, and shared understanding.
To truly master Korean, one must feel these relationships,
not just memorize patterns.
‘이/가’, ‘은/는’, ‘을/를’ embody the rhythm and balance of Korean thought —
logic and emotion working together in harmony.
7. Closing Thoughts — Particles Are the Rhythm of Korean
To understand Korean grammar is to feel its rhythm.
‘이/가’, ‘은/는’, and ‘을/를’ are more than grammatical tools —
they are the music of meaning in Korean communication.
Instead of memorizing rules,
listen to how native speakers use these particles in everyday conversation.
They carry context, emotion, and subtle contrast that no textbook alone can teach.
Learning Korean grammar is not just about accuracy —
it’s about connecting with the Korean way of thinking and fe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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